김진명의 『풍수전쟁』
- 지은이 : 김진명
- 제목 : 풍수전쟁
- 출판사 : 이타북스
- 출간 연도 : 2023년 5월
- 페이지 : 304쪽
나이파 이한필베 - 저주의 예언
어느날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나이파 이한필베. 저주의 예언이 이루어지도다.’라는 기괴한 문자가 도착한다. 대통령실에 근무하는 김은하수는 이 문자의 뜻을 해석하라는 임무를 맡고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대학 동창 이형연을 만난다. 형연은 학교 공부는 뒷전으로 하고 인문학, 풍수학, 신비학에 빠져있던 괴짜였다. 유명한 술법사, 풍수사, 점술가, 무당을 찾아갔지만 그 괴상한 주문을 알 길은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형연은 현대경제연구소가 발표한 2050년 세계 국가 경제력 순위의 나라 이름 앞머리와 ‘나이파 이한필베’가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나이지리아, 이집트, 파키스탄, 이란 한국, 필리핀, 베트남.
서동규의 납치 사건과 대한민국 인구 감소 문제
한편, 이 연구 결과를 발표한 현대경제연구소의 미래 예측 연구원 서동규가 80대에 가까운 힘없는 노인들에게 납치 감금된 후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경찰은 노인들을 체포한다. 줄어드는 인구 문제 때문에 한국이 나이지리아와 파키스탄보다 못해진다는 절망적인 연구 결과에 노인들은 화가나서 일을 저지른 것이었다. 노인들은 ‘국장’이라는 사람의 주도하에 이루어졌다 했지만, ‘국장’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처음에는 가스총을 든 노인들이 건장한 청년을 납치했다는 희귀한 뉴스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으나, 이 관심은 곧 대한민국의 인구 감소 문제로 향했고 대통령에게까지 닿았다.
회신령집만축고선 - 일본의 저주
전국이 떠들썩할 동안 형연은 은하수와 함께 오하산인을 만난다. 그는 일본이 조선에 내린 저주의 결정적 단서인 여덟 자의 붉은 글씨인 ‘회신령집만축고선’을 찍은 사진을 어렵사리 구해왔고, 마침내 형연에게 내보였다. 이제 이 여덟 글자의 의미를 푸는 일만 남았다.
회신령집만축고선의 비밀
은하수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지역 이름을 모조리 뒤져보았지만 회신령이라는 고개 이름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다 ‘회’와 ‘신’ 각각 앞글자만 따서 ‘회신‘이라는 합성어를 만들어낸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회와 신으로 시작하는 남북한의 모든 지명을 검색했고 두 지명을 조합하여 회신령의 회와 신은 회양군과 신고산면이라는 결론을 냈다. 함경남도 안변과 맞붙은 강원도 최북단 지역의 회양군과 고산의 신시가지로 철도가 생기면서 만들어진 지명인 신고산면 사이에는 ’철령‘이라는 고개가 있었다.
그렇게 은하수는 회신령에 숨은 의미가 철령이라는 것을 알아낸다. 즉 ‘회신령집만축고선’은 고려와 조선이 영원히 줄어들도록 철령에 매어놓아라는 뜻이었다.
고려와 조선의 국경을 철령에 잡아매어 영토를 줄여라.
요동의 철령을 강원도의 철령으로 잡아매어 역사로 가르쳐라.
철령위 사건
철령위 사건은 고려 말기 고려와 명나라 사이에 일어난 역사적 문제였다. 당시 몽고가 쇠하면서 명나라가 일어섰고 철령 이북의 땅이 원래 원나라의 것이니 명나라가 돌려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하여 명나라가 철령 이북 고려의 땅에 철령위를 설치하여 병참군영으로 만들려 했고, 이 때문에 일어날 전쟁에 대비하여 고려는 철령에 성을 새로 쌓고 이성계가 요동 정벌을 나갔다.
명나라의 기록인 『명사』의 지리지에는 철령이 요녕성에 있다고 기술되어 있다. 요녕성은 강원도 철령과는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중국의 땅이다.
일본이 바꿔치기한 철령의 위치
1910년 조선에 온 일본 학자들은 철령을 현 중국의 철령시로 인지했으나, 1930년 이후 조선사편수회는 철령을 함경도와 강원도 사이의 철령으로 바꿔치기했다. 고려의 영토가 현 중국의 철령에서 북한의 철령으로 확 줄어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일본이 바꿔치기한 철령을 고치지 않고 지금까지도 그대로 배우고 가르치고 있다.
껍데기를 벗어 던진 은하수
은하수는 학계에서 인정받는 역사학자를 만나 철령위 문제와 철령의 위치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것을 설명했다. 하지만 은하수의 설명을 정신나간 사이비들의 주장으로 취급하며 들으려하지 않았다. 다른 역사학자들을 만나봤지만 그들도 다를게 없었다.
은하수는 대통령과의 개인 면담시간에 대한민국 인구 소멸 문제에 대해 손놓고 바라보기만 하는 정부를 비판했고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 세 나라 인구를 합치면 5억이 넘습니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약혼자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속세와 인연을 끊고 한 동안 혼자 여행을 다녔다. 은하수는 더 이상 껍데기의 삶을 살고 싶지 않았다.
진도 왜덕산
일본불교에서 크게 존경받는 선승 기미히토 법사는 일본 좌도밀교의 꾀에 넘어가 진도 ‘왜덕산’을 알려주었다. 한국과 일본의 기가 조화로운 곳에 찾아가 반성하고 사과하여 한국과 화해함으로써 함께 덕을 누리고 싶다고 한 일본 좌도밀교의 말을 믿고 알려준 위치였다.
왜덕산은 이순신이 이끈 명량대첩때 전사하여 해안가로 떠내려온 일본군의 시체를 수습해 묻은 곳이었다. 왜인들에게 덕을 베풀었다는 뜻으로 왜덕산이라 이름 지어졌다.
이후 일본 좌도밀교 사람들이 왜덕산을 찾아 시체를 파내고 유골의 머리를 반대로 돌려놓았다. 한국의 기를 방해하기 위함이었다.
납치된 교육부 장관
교육부 장관은 납치되어 학교 교육의 폭력성에 대해, 일률적인 교육에 희생되는 학생들에 대해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납치범의 연설을 듣는다. 뉴스에는 ‘교육부 장관은 철령위의 철령에 갇혀있다.’ 라고 대서특필되었고 며칠 뒤 풀려났다.
사람들의 관심은 철령위의 철령과 철령의 위치로 향했고 방송사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고려의 국경선에 대해서 토론을 했다. 납치범은 잡히지 않았다.
풍수전쟁 결말
대통령에게 ‘나이파 이한필베’ 저주의 문자를 보낸 주인공, 서동규를 납치한 주요 범인, 교육부 장관을 납치한 범인. 이 모든 범행을 저지를 인물은 형연이었다. 은하수가 이를 깨달았을때 이형연은 일본 야스쿠니 신사를 불지르겠다며 일본 경찰과 방송국을 모으고 있었다.
형연은 일본과 화해의 손길을 내미는 한국에 일본은 끊임없이 저주의 씨앗을 심고 있으며 일본의 정신과 의식의 침략이 계속되고 있음을 알리고 경고하고자 나왔다고 밝혔다. 할 말을 끝낸 형연은 초를 바닥으로 떨어뜨렸고 가부좌를 튼 그의 몸이 불타올랐다. 야스쿠니 목조에는 불이 옮겨붙지 않았다.
5년 후, 은하수는 동아시아 공동체 EAU를 설립하고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EAU에 가입시키기위해 설득하며 인도네시아의 한 허름한 숙소에서 애를 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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